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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해피하우스무인카페

[무인카페] 무인카페의 단점 7편

[무인카페] 무인카페의 단점 7편

오늘은 7편이다. 7편까지 갔다는 건 진짜 무인카페 관련해서 안 좋은 에피소드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인데 어떡하지 에피소드는 계속 생성 중이다. 큰일이다. 무인카페의 안 좋은 점만 계속 나올까 봐. 그래도 행복한 점이 있다면 오늘이 무인카페의 오픈일 기준 벌써 1년이 되었다는 것이다. 진짜. 작년 9월 28일에 정식 오픈해서 하루에 100잔씩 팔아도 보는 기쁨도 느껴보고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는 상상도 못 할 만큼의 나락의 길로도 가보았는데 벌써 1년이라는 게 신기하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 오늘 적을 에피소드는 무인카페에서 도둑질을 하는 사람들에 관한 2탄 내용이다. 1탄에서는 카페에 있는 시럽과 빨대를 훔쳐가는 사람이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야외테이블 의자와 우산이다. 먼저 야외테이블 의자부터 얘기하자면 우리 카페에는 야외 테라스가 있는데 거기에는 테이블 2개와 플라스틱 의자 총 6개가 있다. 가끔씩 야외에서 커피를 드시는 손님들이 있어서 갔다 놓은 건데 어느 날 내가 카페에 잠시 들렸을 때 의자가 하나 사라진 것이다. 이상하게 생각하여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렸는데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만 계속 돌아다녔다. 대략 카페에서 200m쯤이나 떨어진 곳까지 왔는데 진짜 어이가 없던 게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전단지 나눠드리는 일을 하고 계셨는데 내 카페 의자에 앉아서 나눠 주고 계신 것이었다.

요 의자다. 요 의자를 가져가셔서 앉아 계셨다.


내 카페에서 200m나 떨어진 곳이라 혹시나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의자를 계속 봤는데 진짜 아무리 봐도 색깔이나 형태가 내 카페 의자였다. 그래서 그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갑자기 당황하시더니 바로 앞 새로 개업한 가게를 가리키며 여기서 나왔는데 서서 전단지 나눠주기가 힘들어서 쫌 가져왔다고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닌가. 아니 본인 가게는 의자가 없는 건지. 어이가 없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 야외테이블에 있는 의자가 편해 보였다나. 내 생각에는 본인 가게 의자는 실내용이기에 야외에 쓰기 싫어서 그냥 가져간 것 같다. 진짜. 200m도 더 떨어진 곳인데 어떻게 우리 의자는 또 찾았는지. 다른 도둑질은 우산인데 한 번은 나랑 우리 엄마가 카페에서 저녁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나기가 쏟아지길래 카페에 있는 우산 꽂이를 문 앞에다 놓았는데 어떤 이상한 남자가 계속 문 앞만 서성이고 들어오지를 않는 것이 아닌가? 참고로 그 당시에는 우리 가게 우산 꽂이가 우산 꽂이처럼 안 생겨서 여분의 우산을 조금 꽂아 놓았었다. 나는 진짜 그 남자를 보고 '도둑이구나!' 생각하고 유심히 보고 있었다. 엄마는 청소 안 하고 뭐하냐고 하셨고 나는 잠시만 기다려봐라고 말하는 순간 그 도둑이 우리 가게 우산 꽂이에 있는 우산을 뽑아 잽싸게 뛰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산도둑 맞을 뻔한 날 이 후로는 우산 꽂이에 우산을 꽂아 두지 않는다.

인상착의도 아직 선명하다. 키는 185 정도에 짧은 검은 머리에 안경. 진짜 그 남자가 우산을 뽑자마자 나는 문을 열고 소리쳤다. "저기요! 그걸 훔쳐가면 어떡해요! 그거 우리 우산인데!!" 그 날은 금요일 저녁이라 거리에 사람이 많았는데 나는 부끄러운 거 모르고 그냥 소리쳤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나와 잽싸게 뛰어가는 우산 도둑을 쳐다보았고 그 우산 도둑은 나한테 다시 와 죄송하다고 했다. 내가 그러시면 안 된다고 하면서 쫌 안 좋은 우산을 찾아 드리려고 하는데 그 사이에 부끄러웠는지 다시 빈손으로 잽싸게 도망갔었다. 진짜.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 가긴 하지만 그냥 둘 걸이라는 생각도 해본다.